[140806~140821] 유럽여행_영국_셋째날
영국에서의 셋째날은 약간 우중충했다.
일어나자마자 비가 온다 안온다 말이 많았었다.
우산을 가져가야할지 말아야할지...
평소에도 그렇지만 여행을 오니 더욱이 작은 우산 하나도 되게 큰 짐처럼 느껴지더라.
둘째날에는 멋모르고 백팩과 보조가방을 죄다 메고 나갔었지만 하루만에 백팩은 포기.
그냥 짐을 줄이고 무소유를 즐기는 것이 체력에는 최고라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
결국 모두 우산을 가져가진 않고 몇명만 우산을 챙겨서 밖으로 나섰다.
오늘의 첫 일정은 대영박물관 관람.
튜브를 타고 홀본역에서 내려서 박물관까지 걸어갔다.
- 대영박물관으로 가는 길.
- 대영박물관으로 가는 길.
지금 와서 다시 생각해봐도 런던에서는 아무리 걸어도 피곤하지 않았던 것 같다.
첫 유럽 여행지여서 그런지 건물이나 풍경 하나하나가 새롭게 들어왔고 그 것이 우리에게 활력이 되어주었다.
(비록 우리의 체력은 프랑스에서부터 급격하게 고갈되어 갔지만...)
- 대영박물관 앞에서 초롱이와.
- 전시물을 감상하는 소희와 나. 마치 전과나 대학 홈페이지에 나오는 애들 같음.
- 전시물을 감상하는 민지와 나.
- 아바타가 생각나는 조각들.
- 모아이 석상과 한 할아버지.
- 한국관에 전시되어있던 조선 백자.
대영박물관은 역시 정말 넓었다.
정말 왜 하루에 다 돌 수 없다는지 새삼 알 것 같았다.
다리나 허리가 아파서 하루에 몰아서 구경하기는 힘들 듯..
정말정말정말정말 전시물도 많고 전시관도 많았다.
집중과 선택을 해서 보는 것이 현명할 듯 싶었다.
대영박물관을 관람한 후 근처 공원에서 점심을 먹었다.
런던에 있는동안 우리가 즐겨먹었던 프레타망제 샌드위치.
정말 괜찮았다. 가격도 좋고 맛도 정말 좋고!
프레타망제에서 all day breakfast라는 샌드위치를 먹었는데 간도 담백하고 괜찮았다.
샌드위치 각각 1개씩 시키고 수프를 두개 사서 공원에 앉아 먹었다.
비가 안와서 정말 다행이었던!
공원에 앉아 잔뜩 런더너의 기분을 느끼고ㅋㅋㅋㅋ 세인트폴 대성당을 보러 갔다.
홀본역에서 멀지 않았었는지.. 아마 멀지 않다고 생각했었나..?
아님 교통비를 아끼고 싶었었는지.. 몰라 기억이 안나네.
여튼 우리는 세인트폴 대성당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 세인프폴 대성당까지 걸어가는 길.
그렇게 튼튼한(?) 두 다리를 과신했던 우리는 장장 한시간 반 정도를 걷게 되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엔조이런던을 손에 들고, 돈 주고 샀던 3G 무제한은 사용하지도 않은 채 계속 걸었다.
모르면 길가는 사람들에게 물어보고ㅋㅋㅋㅋㅋㅋㅋ
뭔가 처음 여행 와서 영어를 사용한다는 게 재미있었는지 길을 물어 가는걸 즐겼던 우리.
영어로 의사소통이 돼서 원하는 정보를 얻으니 참 뿌듯하더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가는 중간에 민지의 갑작스러운 복통(?)이 문제가 되었다.
공중화장실도 없을 만한 곳이라 어떻게 하나 했지만 다행히도 운좋게 어떤 건물에 들어가서 해결할 수 있었다.
그 건물 화장실 위치가 참 특이했었다. 벽에 숨겨져있듯이 되어있어서 기억에 남았다.
그리고 긴 시간을 걸어 우리는 세인트폴 대성당에 도착했다.
세인트폴 대성당도 사진 촬영이 금지되었던 것 같다. 사진이 하나도 없는 걸 보니 말이다.
세인트폴 대성당 이곳저곳을 구경한 뒤 속삭임의 회랑을 거쳐 성당 꼭대기로 향했다.
우리가 걸어오느라 예상보다 늦게 도착했기 때문에 문 닫기 전에 얼른 구경해야 했으므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그리고... 우리는 엄청난 수의 계단을 만나게 되는데....
정말 다리가 터져버리는 줄 알았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꼭대기에 올라가서 런던 전경을 보니 참 장관이었다.
- 전망대에서 바라 본 런던의 모습들.
템즈강이 흐르는 모습도 보이고, 시간이 안되어서 가보지 못한 타워브릿지와 다른 장소들.
높은 곳에 올라가서 무섭기도 했지만 정말 좋았다.
시간만 되고 뒷 사람들이 없었으면 좀 더 오래 구경했으면 좋았을텐데..
거의 둘러보는 식으로밖에 못 본듯. 아마 끝날 시간이 다 되어서 그랬던 게 아닐까?
- 전망대에서 내려와서 단체사진 한 장.
- 전망대에서 내려오는 계단.
그리고 계단이 많기도 했지만 참 무섭게 있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난 고소공포증이 있는데 저렇게 나선형 계단까지 만나버리면.... 눈이 핑글핑글.
사진에는 없지만 철망처럼 아래가 뚫린 나선형 계단도 있었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대체 이게 뭐요...
혹시나 발 헛디디지는 않을까 옆머리를 꼭 붙잡고 천천히 한 계단씩 내려왔다.
뒤에서 천천히 날 기다려주며 따라온 아이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며.
그 후 우리는 런던의 명물, 2층 버스를 타고 피카딜리 서커스로 향했다.
버스는 이 날 처음 타보는 것이었는데 개인적으로는 버스보다 튜브가 더 편한 느낌?
언제 내릴지 긴장하지 않아도 되어서일까?
어쨌든 버스를 타고 다니는 기분도 굉장히 좋았다.
우리가 걸어다녔던 길들을 버스를 타고 보니 색다르게 느껴지기도 하고 익숙하기도 했다.
그렇게 피카딜리 서커스에 도착.
- 피카딜리 서커스의 한 마켓. 과일들이 가득하다.
- 피카딜리 서커스 만남의 광장. 피카딜리 서커스의 상징인 큐피드 상이 보인다.
그리고 우리는 계획했던 대로 피카딜리 서커스에서 영국의 대표 음식인 피시앤 칩스를 먹기로 하였다.
미리 검색해두었던 식당을 찾아 가는데 구글 맵을 봐도 정말 어디인지 모르겠는 것이다.
그래서 구글 맵을 들고 경찰에게 물어봐서 겨우겨우 식당에 도착했다.
그러나 겨우 도착한 식당은 생각했던 것보다 허름했고 자리도 없었으며 무엇보다 음식을 팔지 않았었다.
'어떻게 하지.' 고민하다가 결국 다시 피카딜리 서커스 쪽으로 걸어오면서 식당을 찾아보기로 했다.
걸어오다가 한 펍을 발견해서 감히(?) 들어가보았지만, 이미 펍 안에 꽉차게 들어있던 모두의 시선을 받은 우리는 조용히 펍을 나왔다.
결국 너무 춥고 배고팠던 우리는 미국식 패밀리 레스토랑에 들어가 식사를 했다.
- 그래도 나름 맛있는 식사를 했다.
식사를 하고 나와 런던 야경을 보러 가려고 했는데 초롱이가 너무 힘들다고 얘기를 했다.
초롱이 혼자 숙소에 보내는 게 좀 걱정이 되어서 망설였지만, 결국 초롱이만 먼저 숙소로 돌아가고 우리 셋은 야경을 보고 가기로 했다.
일정상 오늘이 아니면 런던 야경을 볼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날이 어두워지자 비가 오기 시작했고, 때문에 더 피곤해졌지만 그래도 우리는 빅 벤으로 향했다.